현대의학의 발전은 일련의 획기적인 약물의 발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오늘날 약물은 질병뿐만 아니라 임신과 같은 정상적인 현상의 조절과 일상생활에서 오는 사소한 불편감에도 사용하게 됐다. 그러나 거의 모든 약물은 인체에 대한 이물질이며 따라서 독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나라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약물에 대한 저항감이 적고, 약 복용을 즐기며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약물의 오남용으로 야기되는 부작용 및 위험성에 대한 기본인식이 부족한 상태이며, 특히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은 단순한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대처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남용되는 약물로는 대마초, 신경안정제, 수면제 등이 대표적이고 감기약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러미라 또는 본드, 시너 등의 흡입재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신종마약으로 불리는 엑스터시(MDMA)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약물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용하기보다는 소위 입문용인 술, 담배가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의 여러 가지 통계는 이런 사실을 대변해 주고 있다. 1999년 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약물 남용 실태조사 결과 음주 경험자는 전체 학생의 61.8%, 흡연은 32.3%였다. 약물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학생 99명 중 73.7%인 73명이 중학교 2학년 이전부터 약물을 사용했다. 특히 환각 목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자의 48.7%인 13명이 1주일에 한번 이상 약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밖에 음주와 흡연은 모든 약물 복용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 결과도 흡연경험 학생 중 남중생의 65.6%, 여중생의 50.4%, 남고생의 25.1%, 여고생의 20.6%는 초등학교 때 처음 흡연을 경험해 흡연 연령이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담배를 피우게 된 계기는 ''호기심에서''와 ''친구의 권유로''라고 답해 저학년은 호기심에서 배우는 반면 고학년일수록 또래 집단 또는 친구의 권유가 크게 작용하였다.

음주에 관한 조사에서도 술을 마시는 동기에 대해서 응답자의 39%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라고 답했으며 20%에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

청소년의 약물남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이유는

첫째로 저연령화되고, 약물의 종류도 다양화되었다는 것이고,

둘째로 아직 미숙한 청소년들이 쉽게 현실 판단능력이나 자제력을 상실해 난폭한 행위나 범죄를 저지르게 되며,

셋째로는 약물 남용은 시작하면 급속도로 중독에 이르게 되고 좀 더 강한 약물로 빠르게 진행하며 쉽게 여러 약물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넷째로 성장기의 청소년에 있어 세포, 조직, 장기는 성숙과정에 있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위해가 장기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으며,

다섯째로는 내성으로 인해 약물 농도를 증가시키다 치사량에 이를 수 있고 교통사고, 자살 등을 유발시켜 청소년 사망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약물남용(특히 술, 담배 포함)이 다른 집의 일이 아니고 우리 집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가정과 학교에서의 책임감 있는 보살핌과 더 나아가 국가 차원의 대책이 세워져 초등학교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과 선도가 실시돼야 할 것이다.                                                                                                    출처 : 충청 투데이